심리학이란 과연 어떤 학문인가? 심리학자에 따라서, 또 시대 변천에 따라서 정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이라는 정의에 대부분의 심리학자가 동의한다. 이 정의에서 중요한 개념은 인, 행동, 심리과정, 및 과학이라는 네 가지 요소이다.
심리학은 인간을 탐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한편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문제이므로 새삼스럽게 논의의 초점으로 부각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심리학을 인간과 동물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던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기 위해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다.
19세기 말 심리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공식 출범시킨 Wundt 학자는 인간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심리학이 발전함에 따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인간 이해에 매우 유용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심리학의 주요 원리로 채택되어 심리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경우는 매우 많다. 현재도 심리학에서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물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동물 그 자체보다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므로 심리학을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하더라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심리학의 연구내용을 심리라고 하지 않고 굳이 행동과 심리과정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나누어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또 심리학의 정의에서 왜 심리과정이라는 말보다 행동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느냐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 역시 심리학이 발전되어 온 역사적 배경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심리학이 처음 태동 될 때는 의식이라고 하는 심리적 측면만을 연구의 대상으로 하였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심리학은 생리학, 물리학, 화학 등의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과학적 방법을 인간 연구의 방법론으로 채택하였다. 심리학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심리학이 철저하게 과학적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결과 객관적 관찰과 측정이 곤란하여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마음 같은 것은 연구 대상에서 배제하고, 객관적 관찰과 측정을 할 수 있는 외향적인 행동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심리학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때는 심리학의 연구대상이 인간의 행동으로 국한되었고, 의식이나 마음 또는 심리와 같은 용어는 심리 하계에서 거의 추방되다시피 하였다. 여기서 행동이란 외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신체적 동작이나 활동과 각종 계기를 사용하여 측정할 수 있는 체내 외의 모든 생리적 활동을 말한다.
심리학이 더욱 발전함에 따라 외현적 행동의 연구만으로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너무 좁다는 견해가 대두하게 되었고, 또한 이제까지 과학적인 방법으로는 연구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방법이 발전됨에 따라 심리과정이 다시 심리학의 정당한 연구대상의 지위를 되찾게 되었다. 이런 역사적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심리학 정의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립된 것이다. 여기서 심리과정이란 감각, 지각, 기억, 사고, 문제 해결, 정서, 동기 등과 같은 인간의 제반 의식 및 무의식적 활동과 작용을 말한다. 심리학은 과학이라는 말이 아마도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이상하게 들리는 말일 수도 있다. 과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곧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자연과학 분야의 학문을 머리에 떠올린다. 그러나 과학이란 학문을 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지 특정한 학문 분야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학적인 연구 방법은 자연과학에서 주로 발전되고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통상 과학이라고 하면 곧 자연계의 학문을 머리에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현대 심리학이 태종환 과정을 보면 철학의 영향도 많이 받았지만, 생리학이나 물리학으로부터 더욱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현대 심리학은 출발부터 자연 과학적인 경구 방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었다. 과학적 방법은 지식을 생산해 내는 여러 가지 방법의 하나다. 과학이 무엇이며, 지식의 원천으로서 과학적 방법 이외의 어떤 다른 방법들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논의할 것이다. 어떤 현상의 기저에 깔린 법칙성을 알 수 있게 되면 그 현상에 관해서는 어떤 조건으로 어떤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 예측 가능성이라는 것은 학문적 연구 결과의 유용성을 말해 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인간은 자신의 주변 세계를 예측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그래야만 그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과학이나 관상학에 심취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과 주변의 상황에 관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역학이나 관상학의 내용은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은 것이다.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에 관련된 현상을 예측하는데 가장 확실하고 타당한 지식은 바로 심리학이라는 과학에서 밝혀진 지식이다.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에 관해 발견된 법칙이나 원리는 관련 현상의 설명이나 예측에 사용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복지를 증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즉, 심리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심리학 연구에서 나온 지식을 인간의 행동이나 심리과정을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함으로써 인류의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다. 20시 게의 가장 유명한 심리학자로 손꼽을 수 있는 인물인 Skinner는 자신의 다년간 연구를 통해 정립한 인간의 행동에 관한 기본원리를 적용하여 인간의 행동을 계획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이상사회를 말라 갈라짐 수 있다는 자신의 꿈을 그린 소설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심리학에서 발견된 원리가 실생활에서 인간행동의 통제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또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의 가능성을 함께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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