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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초기의 심리학파

by 심리남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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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에 의해 새로운 분야의 과학으로 탄생한 심리학은 구성주의라고 불리는 학파를 이루게 된다. 구성주의 심리학은 비교적 오랜 기간 초기 심리학의 연구문제와 접근방법의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그 후 구성주의 심리학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기능주의, 행동주의, 형태주의 등의 심리학파가 출현하였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심리학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심리학파들의 발전과는 거의 독립적으로 발전한 정신분석학이 또 다른 심리학의 한 학파를 이루면서 심리학의 영역은 더욱 확대되었다. 여기서는 초기 심리학의 이들 여러 학파의 주장과 학자들에 대해서 알아본다.

 

 

Leipzig 실험실의 분트와 그의 제자들은 의식경험을 분석하여 의식의 구성요소와 그 요소들 간의 상호 작용의 법칙을 밝히는 것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았다. 이런 연구경향은 당시의 생리학, 물리학, 화학 등 자연과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들 자연과학에서는 연구의 대상인 물질을 분석하여 세포, 분자, 원자 등의 구성요소를 찾아내고, 그 요소들의 결합과 상호 작용의 원리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마치 화학분야에서 러시아의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1872년 물질의 원소들의 주기율표를 확립했듯이, 분트는 마음의 요소의 주기율표를 발견하는 것이 심리학에서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즉, 그는 심리학의 목표를 의식 경험의 기본 구성요소를 발견해 내고, 그 요소들이 어떤 심리적 과정을 통하여 결합하며, 결합은 어떤 규칙에 따라서 이루어지는가를 밝히는 것이 심리학의 목표라고 생각하였다. Leipzig 실험실의 이런 연구경향을 분트의 제자인 티체너가 구성주의라고 이름을 붙였고, 이 이름은 곧 유명해졌다.

 

 

티체너는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 대학의 교수가 되었는데, 구성주의 심리학을 미국에 전파시키고, 많은 연구 업적을 남기고 제자도 많이 배출하였다. 분트는 심리학에서 분석해야 할 대상은 간적접인 의식경험이 아니라 직접적인 의식경험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장미꽃을 바라보는 경우 직접적인 의식경험이란 붉다, 부드럽다, 마음이 이완된다 등과 같이 장미꽃을 보고 있는 동안에 의식에 떠오르는 가장 일차적인 감각과 감정을 말한다. 이때 장미꽃을 본다고 보고한다면 이것은 직접경험의 내용이 아니라 직접 경험에서 파생되어 나온 경험, 즉 해석된 간접경험을 말하는 것이 된다.

 

 

분트는 의식의 내용을 관찰하는 방법으로서 내성법을 발전시켰다. 아무도 남의 의식을 관찰할 수 없다. 자신만이 자신의 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의식경험자가 자신의 의식경험 내용을 관찰하는 것을 내성이라고 한다. 과학의 생명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관찰에 달려 있는데, 내성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것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분트는 자신의 제자들을 숙련된 내성자로 만들기 위하여 고된 훈련을 시켰다. 그들은 보통 만 번 이상의 내성연습을 해야 비로소 타당한 자료를 내어 놓을 수 있는 숙련자로 인정받았다. 내성법은 일찍이 그리스의 철한 자인 소크라테스나 중세의 신학자인 오거스틴 등이 이미 사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분트의 내성법의 독특한 점은 조건을 실험적으로 매우 정밀하게 통제하였다는 것이다.

 

 

1900년대 초의 미국 심리학은 기능주의라고 불리는 독일과는 다른 독자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었다. 기능주의 심리학은 구성주의가 심리학의 연구 주제를 의식의 내용을 분석하는 것으로 국한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였다. 이들은 심리학이 의식의 구성요소보다는 의식의 기능을 연구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런 미국 심리학의 특색의 진화론과 미국의 실용주의적인 문화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진화론에서는 유전적으로 더 우수한 기능을 갖고 태어나는 개체는 환경에 더 잘 적응하여 생존하게 된다고 본다. 그래서 생물학자들은 유기체의 모든 생물학적 구조는 각각이 개체의 생존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견해의 영향을 받은 기능주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심리도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진화해 온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들은 심리과정의 일부인 의식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그것의 구성요소보다는 기능을 연구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였다. 의식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인 학습 과정이 심리학의 주요 연구 주제로 채택된 것은 기능주의 심리학 발달의 소산이다. 기능주의 심리학의 대표적인 학자의 한 사람인 윌리엄 제임스는 구성주의가 심리를 연구하는 데 너무 인공적이고 편협한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보았다. 의식경험은 요소로 분석하거나 분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통일 체적이며 연속적으로 흐르고 변화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심리학이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의식경험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내성법은 기본적인 연구방법이 되지만, 분트나 티체너가 사용한 것과 같은 그런 엄밀한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 내성법은 흘러가는 의식을 어느 한순간에 포착하는데, 그 결과를 적절한 방법으로 확인하고 관찰자들 간의 비교를 통하여 관찰 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내성법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방법론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연구방법론에 대한 제임스의 이러한 포괄적인 견해는 심리학의 연구방법론과 연구영역을 넓히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다윈의 진화론은 해부학적인 측면에서 주로 논의되었지만, 인간의 행동 및 심리적인 기능 면에서도 동물과 인간 간의 연속성을 가정하고 있다. 진화론의 이런 견해는 동물심리학의 발전을 촉진하였다. 구성주의 심리학에서는 동물은 물론 내성할 수 없는 아동이나 정신장애자도 심리학의 연구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진화론과 동물심리학의 영향을 받은 기능주의 심리학은 이들 모두를 연구대상에 포함했다. 구성주의는 실용적인 심리학을 배격하였다. 티체너는 심리학은 순수과학이므로 응용적 또는 실용적 목적을 띠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문화는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쪽으로 지향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엇이 쓸모 있는가를 중요시했다. 그래서 기능주의 심리학은 심리학의 지식을 교육, 산업, 광고, 아동발달, 임상, 심리검사 등 실세계의 여러 분야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였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응용심리학이 급속도로 발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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