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설계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의 어떤 요소들을 관찰할 것이며, 자료는 어떤 방식으로 수집할 것인지에 관한 계획이다. 심리학자들은 과학자이기 때문에 현상의 기저에 깔린 원인-결과의 관계를 파악하기를 원한다. 현상의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험법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제약조건 때문에 실험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는 차선책으로서 관련 변인들 간의 관계성을 알아보는 상관관계 연구를 설계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변인들 간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보다는 현상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기술 연구를 할 수 있다. 실험연구는 어떤 변인의 원인이 되는 변인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해답, 즉 두 변인들 간의 인과의 관계성을 규명하려는 연구방법이다. 변인이란 관찰 및 연구될 개체의 속성 중에서 개체마다 서로 다른 값을 갖는 속성을 말한다. 예를 들면, 지능은 사람마다 서로 달라서 지능은 사람에 관한 변인 중의 하나이다. 두개골의 크기나 성별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사람에 관한 또 다른 변인들이다. 사람의 눈 개수는 비록 사람이 가진 속성 중의 하나이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이 두 개씩 갖고 있으므로 변인이 아니다. 이런 것은 상수라고 한다. 실험의 기본 논리는 실험자가 변인들 간의 예상되는 인과 관계에서 원인이 된다고 생각되는 변인의 값을 조작하고, 그 인과관계에서 결과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는 변인 상에서 독립변인의 효과가 나타나는지 아닌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때 독립 변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변인은 같이 되도록 통제를 한다. 독립변인의 조작이란 독립변인의 값을 실험자가 의도적으로 변환시킨다는 것을 말한다. 종속 변인의 관찰이란 독립변인의 결과로 종속 변인에서 나타나는 값의 변화를 관찰한다는 것을 말한다. 종속변인 상에서 값의 변화가 있었다면, 그리고 그 값의 변화가 독립변인에서의 값의 변화에 따라 규칙성 있게 변화했다면, 다른 원인이 될만한 모든 변인들(가외 변인)이 일정하게 되도록 통제하였으므로, 종속변인 상에서의 변화는 바로 독립변인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실험연구가 가능한가는 일차적으로 독립변인을 실험자가 조작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서 '두개골의 크기가 지능의 수준을 결정하는가?' 라는 질문에 관해서는 실험적인 연구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의 두개골의 크기는 실험자가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가외 변인들의 통제가 가능한가가 실험의 성패를 좌우한다. 아무리 실험이 잘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가외 변인에 대한 통제에서 실패하면 종속변인 상에서의 변화가 어디에 기인하는지를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종속변인에 대한 관찰이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종속 변인의 측정치가 정밀할수록 실험의 정밀도는 높아진다. 실험하기 위해서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고려 사항들이 많이 있지만, 실험의 논리는 위에서 기술된 내용이 기본적인 골격이다. 이런 논리에 따라 연구를 설계한다면 그 연구는 실험연구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실험은 실험실에서뿐만 아니라 교실이나 거리에서도(현장실험) 이루어질 수 있다.
실험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정밀한 도구와 기계가 요구되는 예도 있지만, 연필과 종이만 있어도 실험은 가능한 것이다. 실험 연구가 곤란한 경우에는 차선책으로서 상관관계 연구를 할 수 있다. 실험연구가 불가능한 경우는 대개 독립변인의 조작이 불가능하거나 가외 변인의 통제가 어려운 경우이다. 이런 때는 상호 관계성이 있어 보이는 두 변인의 값을 측정하여 두 변인의 공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할 수 있다. 이것이 상관관계 연구이다. 상관관계 연구에서는 독립변인이나 가외 변인이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변인의 조작이나 통제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변인들을 관찰하여 그 관계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상관관계 연구는 변인들 간에 관계성이 있느냐 여부를 알 수 있게 해줄 뿐이지, 어떤 변인이 원인이고 어떤 변인이 결과인지는 밝힐 수 없다. 또한,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제3의 변인이 있어서 그것이 연구에서 측정된 변인들의 공변하는 것의 원인이 되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최근에는 통계적인 기법이 발달하여 상관관계 연구에서 얻어진 자료에 대해 고급수준의 복잡한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여 인과관계를 밝히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상관관계 연구로는 인과의 관계성을 밝히기가 어렵다. 상관관계 연구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장거리 달리기 기록은 나이가 들수록 나빠질 것인가?' 라는 문제를 연구해 볼 수 있다. 여기서 나이라는 것은 실험자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실험연구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연구자는 연구 대상자를 선정하여 그들의 나이와 달리기 기록을 측정할 수 있다. 연구자는 아마도 나이와 장거리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정비례한다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처럼 두 변인의 값이 정비례하는 경우를 두 변인이 정적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말한다. 두 변인의 값이 반비례하는 경우는 두 변인 간에 부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상관관계 연구조차 설계하기 어려운 문제에 관해서는 기술연구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이 기술연구의 결과에 기초하여 추후의 더욱 수준 높은 연구를 계획할 수 있다. 기술연구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상세하고 정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관찰 결과는 체계적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초기의 동물학은 동물들을 유목으로 분류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는 기술연구의 한 좋은 예이다. 현재 심리학에서는 기술연구는 통상 상관관계 연구나 실험연구를 하기 위한 기초단계로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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