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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심리학 방법론의 본질

by 심리남 202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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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에 접근하는 방법으로서 과학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과학은 지식을 획득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의 하나이다. 과학적인 방법 이외에 사람들이 지식을 획득하는 원천으로서는 상식, 권위자의 견해, 일상적인 관찰, 이성적인 사유 등이 있다. 

 

 

우리가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는 한 가지 방법은 많은 사람이 보편적으로 믿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식이다. 상식에 근거한 지식이 맞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타당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 더 많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옛말에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서로 비슷한 특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친구가 된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호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이 이 말에 동의하면서 선현들의 지혜에 감탄한다. 그러나 상반되는 성격의 사람들이 서로 더 잘 맞는다는 말도 있다. 즉, 한 사람이 지배적인 성격이면 상대편은 복종적이어야 둘이 서로 잘 맞으므로, 상반된 성격의 사람들끼리 더 호감을 느낄 것이라는 말이다. 여러분은 여기서 아마도 좀 혼란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나중의 말도 수긍이 가기 때문이다. 이제 여러분은 어떤 명제가 더 타당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더는 우리의 상식적인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견해에 대해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권위 있는 사람들의 말이나 저서를 자주 인용한다. 공자, 석가, 그리스도 등과 같은 옛 선현들의 말씀, 권위 있는 대학의 교수나 유명한 학자의 견해, 오래된 경전이나 인기도서에 실려 있는 내용 등을 근거로 들이대면서 자신의 주장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이 풍수지리설을 믿는다. 얼마 전 유명한 대학의 한 교수가 풍수지리설을 연구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사람들 사이의 이런 믿음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유명한 대학의 교수가 믿는 사실인데 일반인인 우리가 안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지지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검증되지 않은 사실은 타당한 지식의 원천으로 삼기 어렵다. 그래서 선현들이나 유명한 사람들의 말씀을 믿기보다는 체계적인 관찰을 통하여 얻은 지식을 더 믿어야 한다. 관찰 결과가 선현들의 말을 지지하는 것이면 더 좋고,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관찰 결과를 믿어야 한다. 사람들은 삶 속에서 직접 경험을 통하여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지식도 풍부해진다. 이런 지식은 "그 나이를 먹을 때까지 온갖 풍상을 몸소 겪으면서 알게 된" 지식이므로 확고한 경험적 근거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체험적인 지식은 대부분 우발적이거나 일회적인 성격의 비체계적인 관찰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고, 또한 그 속에는 관찰된 사실 이외에도 체험자의 추측과 공상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오류를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식의 또 다른 원천으로서 인간의 이성적인 사유를 들 수 있다. 사유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자명한 공리를 근거로 하여 그로부터 논리적인 추론이나 정의 등을 거쳐서 타당한 명제를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데카르트와 같은 이성론자들은 사유에 의한 지식을 가장 타당한 지식이라고 보았다. 논리적인 추론이 과학적 방법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경험적 확인이 뒷받침되지 않는 추론은 오류의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외계에서 온 동물인 E.T.가 있다고 하자. 과연 E.T.는 발가락이 몇 개일까? 이런 물음에 대해 아무리 훌륭한 추론을 하더라도 그 결론이 맞는지 아닌지는 결코 알 수 없다. 그 결론의 진위를 알기 위해서는 E.T.의 발을 들여다보는 길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 과학적 접근은 위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지식의 원천 중에서,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타당성 있는 지식을 제공해 주는 방법의 하나이다. 아래에서 과학적 접근의 기본 가정, 과학적 관찰의 조건 등의 문제를 살펴봄으로써 과학적 연구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알아보자. 과학적 접근의 기본 가정은 법칙성, 결정론, 발견 가능성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법칙성이란 우주의 모든 현상에는 일견 무질서해 보이는 것도 있지만 실은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질서나 법칙성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은 관심의 대상이 되는 현상들의 기저에 깔린 법칙성, 즉 원리를 발견해 내려고 한다. 결정론이란 한 사상의 발생에는 반드시 어떤 선행 원인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어떤 일이 우연히 일어나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상들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일이 바로 과학이 할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발견 가능성이란 가정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과학자들의 신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도저히 밝혀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할지라도 언젠가는 그 법칙성이 밝혀질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서 현재 어떤 원리가 밝혀져 있다고 할지라도, 그보다 더 정교하고 타당한 원리가 발견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모든 현상에 대해 꾸준하고도 지속적인 탐구를 하게 된다. 과학적 명제는 경험적으로 검증을 받는다는 것은 과학적 관찰을 거친다는 것을 말한다. 과학적 관찰이 되기 위해서는 그 관찰이 경험적이고, 공개적이며, 반복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경험적이라는 것은 관찰 결과가 최종적으로 감각기관을 거쳐서 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공개적이라는 것은 어느 누가 관찰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개인적이고 사적인 신비의 체험은 경험적인 관찰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과학적 관찰의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반복 가능하다는 것은 똑같은 조건으로 반복적으로 관찰했을 때 항상 같은 결과가 보고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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